안개처럼 내리는 빗속을 기차를 타고 달렸다 4시간 반이면 이웃집 같은 거리를...
낮으막한 산들이 엄마 품 속처럼 안아주며 반기고 모내기한 논, 보리이삭들, 분홍 자운영 꽃밭이 옛 어린시절로 나를 데리고 갔다
매일 내리는 비는 그대로 논들에 담겨놓아 오리들이 헤엄치고 아직 씨방으로 맺혀지기 전 청경채꽃들이 노랗게 군데군데 피어있다
외할머니댁으로 향하던 길들과 너무도 닮아 30여년 전으로 꿈속여행을 나온것 같았다
안개비와 달리는 기차 차창밖을 바라보며 꿈속에 젖은 나는 수채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2004. 4. 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