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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와 오성기

하늘빛2 2010. 5. 10. 23:27

봄과 여름사이

겨울 옷들을 정리하기위해 중국에서부터 가져온 궤짝을 열었다.

15년전 북경에 갔을 때 옷장 대신 산 중고품 궤짝이었다.

안 입는 옷을 넣어두기엔 안성맞춤이고

모택동 어록이 적혀있는 우리에게는 의미깊은 중고품이다.

중국으로 떠날 때 챙겨갔던 태극기

색이 바랜채 고이 접혀 오성기랑 나란히 밑바닥에 있었다.

고국을 그리워하던 아이들은

국경일이 와도태극기를 밖에다 걸어둘 수 없으니

커다란 태극기를 거실 중앙에 걸어놓았다.

우리집을 방문하는 중국인들도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고

한국 학생들도 와서 태극기를 보고 마음을 새롭게 하고 가곤 했다.

설냘에 태극기 앞에서 한복을 입고 온 식구가 사진를 찍었는데

꼭 독립투사 가족같은 분위기였다. ㅋ

우리가 한국을 떠날 때 태극기를 챙겨갔듯이

울 아이들은 중국을 떠나오며 오성기를 챙겨왔다.

비록 걸어둘 수는 없지만 볼 때마다 추억 속에 잠기곤 한다.

아이들이 처음엔 왜 한국인이 공산당 사상에 물들인 오성기를 보고 경례해야하며

공산당의 표식인 빨간 머풀러를 둘러야만 하는 지 불만이 많았었고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곤했었다.

빛바랜 태극기가 소중하듯 이젠 우리의 추억이 되어준 10여년 생횔의 표징인

오성기가 소중하여 곱게 접어 다시 상자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