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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 꽃이 되어

하늘빛2 2010. 4. 21. 09:44


총동문회가 있었습니다.

150여명이 모여서 오전에는 하늘공원으로 한바퀴 돌아온 모양인데

난 오후에 남편이 데려다 주는 차를 타고 난지캠프장으로 갔습니다.

봄나들이겸 한강유원지에서 선후배들이 모여 삼겹살 파티를 하고는

동문들이 찬조한 꽃다발과 그릇셑트 추첨이 있었습니다.

늦게 참석한 나에게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다른 동창이 꽃다발을 받는데 갖고 싶어서

내게 달라고 했지요. 빨간 장미들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다른 꽃다발보다

보랏빛 은은한 장미가 초라해 보여서 다른 동창들도 그 꽃다발은 탐을내지 않더군요.

유람선을 타고 한강을 건너가 선유도 공원가 한강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누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저는 먼저 일어나 집으로 향했습니다.

꽃을 들고 들어가는 내게 남편이 왠 꽃다발이냐고 묻더군요.

동문 중에 꽃집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추첨으로 받은거라 했더니 살짝 코웃음을 치는 모양이 안믿는 눈치였습니다.

어떤 남자 동창이 내게 특별히 주었거니 생각했는지도 모르죠.ㅎ

암튼 어떻게 생각하든 제가 받고 싶은 것이 큰 것이 아니라 꽃다발 받아보는 거 였기에 넘 기분이 좋았습니다.

화려한 장미들 속에 있을 때보다 은은한 보랏빛 장미가 더 특이하고 귀하고 예뻐 보였습니다.

몇 송이 뽑아서 사무실에도 꽂아놓았더니 다들 좋아합니다.

꽃 몇송이가 며칠을 즐겁게 하는데

난 평생을 살며 누구를 얼마나 기쁘게 하며 사는 것일까요?

오늘 한 송이 작은 꽃이 되어 하루를 살아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