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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하늘빛2 2009. 9. 16. 13:53

출근 길

버스가 내 앞을 스치고지나가 원효로를 걸었다.

이사온 지 1년 여 넘었는데

오며가며 노숙하는 한 아저씨를 종종 만났다.

오늘도 길거리 아직 문을 열지않은 가게 앞에서

슬리퍼를 신고 앏은 옷차림으로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같이 먹으려고 카스테라를 들고 오다가

그 아저씨 옆에 슬그머니 내려놓고 왔다.

가끔 만나는 그 아저씨를 한번쯤 모셔다가

목욕도 시키고 옷도 넉넉하게 드리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곤했는데

용기가 없고 조금은 두려움 때문에 마음 뿐이었다.

차라리 복지시설에서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인권문제로 함부로 시설로 보낼 수도 없다고 했다.

내가 살아야할 이유가 아직은 많은데

나는쓸데없는 곳에 내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어릴 때 꿈꿔왔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삶은

세상 풍파에 찌들려 퇴색된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