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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같이

하늘빛2 2009. 6. 20. 20:03

나는 강한 줄 알았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흔들리지않고

바람 불어도 끄떡없는 강한 여자인줄 알았다.

죽음이 다가와도 죽음까지 피하지않을 각오도 되었었고

모든 것을 버릴 용기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난 너무 약한 내 모습을 본다.

어제도 출근하다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있다가

간신히 동료의 도움으로 사무실까지 갔고

점심을 먹은 후 다시 통증으로 결국 119를 불러 응급실에 다녀왔다.

사막에 혼자 있어도 살아갈 것처럼 강했던 나

왜 이리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약해져 있을까?

오늘 친구 아이 결혼식에 다녀오려했는데

결국 아무데도 못가고 집에서 쉬었다.

4층 집을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갖고

집에 혼자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해지는

너무도 약해진 내 자신에 낯설다.

"나는 약하다, 나는 두렵다, 나는 도움이 필요하다," 말 못하고

강한척 살아온 결과인가 보다.

주위 사람들의 아픔에도 쉽게 상처로 남고

슬픈 소식에 그들을 감싸안을힘을 잃고 내가 먼저 주저앉는다.

내가 왜 이리 약해져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