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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복의 추억 속으로 1

하늘빛2 2009. 5. 25. 16:02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않은 시절

나와 한 친구는 성요셉병원 후원으로간호학교에가기로 되어있었다.

원서를 사러갔더니 그 해부터 간호전문학교로 바뀌었노라고 해서 난 고교진학을 포기했었다.

그런데 이웃도시 한 사립학교에서 장학생을 선발한다는 말을 들으신 선생님께서

내 원서를 그 곳에 냈고 난 그 학교에 장학생으로 들어갔다.

교복과 책도 사야하고 타지방이라서방도 얻어야 된다고 엄마는 진학을 반대하셨지만

학교에서 숙소를 제공하고 아이를 가르치는 알바를 알선해 주셨고

중학교 담임선생님께서 교복을 맞춰주셨다.

전교 1등을 놓치지않은 나는 반장으로일하면서

매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중학교 후배를 가르쳤고 그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는학교에 등교했다.

점심에는 "The Student"라는 주간지를 돌리며 많은 사람들을 사귀기도하고

전도도 했으며 교회에서는 부회장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했다.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내게는 48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나를

담임수녀님은 "똘똘하고 야무진 아이"로 기억하셨고

친구들도 "자신들의 고민을 들어주던 말수 적은 친구"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내가 그렇게 바쁘게 살았던것은 모두 모르고 있었다.

추운 겨울에도 코트도 걸치지못한채

치마와 세라복을 입고 새벽 4시부터열심히 뛰며 살았던 나

그래도 난 기쁘고 행복했었다.

날마다 기적을 체험하는 시간이었고

한계상황을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는 자신감과 열정이 있었다.

종교적 갈등이 있어 학교에 대한 애착은 없었지만

수녀님들은 나에게 수녀가 되라는 권고를 하셨었다.

학비를 내지못하던 친구를 돕기도 했고

고 3때는 아침 저녁으로 아이를 가르치며

대학 입학금을 모아 놓기도 했다.

가장 순수했고 가장 아름다웠던 고교시절

친구들과 스승과의 만남 속에서

열정으로 가득했던 예전의 내 모습을 다시한번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