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리운 것들이 많아진다.
살아온 시절을 뒤돌아보고
기억 저 밑바닥에 가라앉은 추억들을 끄집어내보고 싶어진다.
그동안 동문회에서여러번 연락은 왔었지만
재경동문회에서 모교를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나갔다.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것 하나만으로 출발지인 사당역으로 나갔지만
선배도 후배도 생각나는 사람은아무도 없고
버스에 적혀있는데로 올라가 혼자 앉아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모두 알고있는듯 즐겁게 얘기하며
각자 가져온간식들을 나누어 먹고있었다.
특히 내가 탄 차는 1회-15회 졸업생들이었는데
난 15회 였고 모두 연세가 있는 분들이라서 더 어색했다.
그렇게 이방인처럼 살아온 시간이 오래 되어서
내가 괜히 온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잠시
오가는 풍경도 즐기고 모교를 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려 했다.
알고보니 재경 동문회는 등산모임으로 계속 만나던 사람들이었다.
내 동창들은 16회 이후 후배들 차를 타고 있어 나도동창이 있는차로 옮겼는데
어색함으로 인사를 하였지만
곧 기억을 더듬으며 은사와 동창들 소식을묻는동안
옛 추억 속으도 빠져들었다.
난 계속 반장을 했었고전교 부회장을 해서
아마 그 친구들이 날 기억은 하고 있었을 것이나 말을 걸어본 적은 없었다.
한 친구는 도의부원이었는데 내 기억 속에는 키도 크고 덩치도 있었고
도의부 간부에 맞지않게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바지도 멋부리느라 나팔바지 입었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만나보니 키도 작고 말이 아주 많아내 생각과는 다른 이미지 였다.
다른 한 친구는 내성적이라서 공부는 뒤떨어지지 않는 성적이었던 것 같으나
기억 속엔 없는 친구였는데 등산을 좋아하고
나름대로 인생을 책임있게 걸어온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고향에 있던 여자친구들도
내가 온다는 말에 달려와 주었다.
무용학원을 운영하는 친구와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친구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 보였다.
그 친구들을 통해 또 많은 친구들의 소식도 들었다.
내 어릴적 모습들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몇 명의 후배들이 와서 나를 기억해주었는데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예전에 나, 그리고 현재 나의 모습을 어떻게 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