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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으로

하늘빛2 2009. 4. 19. 20:57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리운 것들이 많아진다.

살아온 시절을 뒤돌아보고

기억 저 밑바닥에 가라앉은 추억들을 끄집어내보고 싶어진다.

그동안 동문회에서여러번 연락은 왔었지만

재경동문회에서 모교를 방문한다는 연락을 받고 나갔다.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것 하나만으로 출발지인 사당역으로 나갔지만

선배도 후배도 생각나는 사람은아무도 없고

버스에 적혀있는데로 올라가 혼자 앉아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모두 알고있는듯 즐겁게 얘기하며

각자 가져온간식들을 나누어 먹고있었다.

특히 내가 탄 차는 1회-15회 졸업생들이었는데

난 15회 였고 모두 연세가 있는 분들이라서 더 어색했다.

그렇게 이방인처럼 살아온 시간이 오래 되어서

내가 괜히 온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잠시

오가는 풍경도 즐기고 모교를 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려 했다.

알고보니 재경 동문회는 등산모임으로 계속 만나던 사람들이었다.

내 동창들은 16회 이후 후배들 차를 타고 있어 나도동창이 있는차로 옮겼는데

어색함으로 인사를 하였지만

곧 기억을 더듬으며 은사와 동창들 소식을묻는동안

옛 추억 속으도 빠져들었다.

난 계속 반장을 했었고전교 부회장을 해서

아마 그 친구들이 날 기억은 하고 있었을 것이나 말을 걸어본 적은 없었다.

한 친구는 도의부원이었는데 내 기억 속에는 키도 크고 덩치도 있었고

도의부 간부에 맞지않게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바지도 멋부리느라 나팔바지 입었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만나보니 키도 작고 말이 아주 많아내 생각과는 다른 이미지 였다.

다른 한 친구는 내성적이라서 공부는 뒤떨어지지 않는 성적이었던 것 같으나

기억 속엔 없는 친구였는데 등산을 좋아하고

나름대로 인생을 책임있게 걸어온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고향에 있던 여자친구들도

내가 온다는 말에 달려와 주었다.

무용학원을 운영하는 친구와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친구

열심히 살아온 흔적이 보였다.

그 친구들을 통해 또 많은 친구들의 소식도 들었다.

내 어릴적 모습들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몇 명의 후배들이 와서 나를 기억해주었는데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예전에 나, 그리고 현재 나의 모습을 어떻게 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