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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처럼 순수함으로
하늘빛2
2009. 2. 27. 02:41
퇴근 길
걸음을 재촉하며 길을 나서는데
낯선 여자가 문 앞에 섰다가 손을 덥석 잡으며 도와달라고 했다.
발달장애가 있어 나이를 가늠할 수 없고
잡힌 손을 빼고 싶을만큼 섬뜻해 보이기도 했다.
보일러가 고장났다고 고쳐달라는데 난 도움을 줄 수 없노라고 말했건만
막무가내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자기 집도 제대로 못찾을만큼 정상으로 보이지않는데
낯선 남의 집으로 끌려들어가는 것이 탐탁하지도 않았고
혹시 그녀가 집에서 갑자기 폭력적으로 변하면 어쩔까 염려도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간절함에뿌리칠수 없어따라올라갔는데
들어서자마자 문이 확실히 잠겼는지 다시 확인하는 것이었다.
의심 가득한 마음으로집으로 들어서니
냉기가 돌고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보일러 작동을 위해
이것저것 눌러보았더니 장님 코끼리 뒷다리 잡듯 작동이 되었다.
집을 나오려는데 손을 잡으며 더 놀다가라고 했다.
바빠서 가야한다고 나오는데
왠지 부끄러움이 앞섰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함을 잃은 나
문제가내 안에 있어도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드러내지도 못하는 우리에게
그녀는 순수함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어린아이처럼 맑은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