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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서며

하늘빛2 2006. 12. 4. 22:33



가을의 뒷자락만 바라보고

겨울이 오는 발자국 소리는 들리는데

뒤돌아서 돌아간다.

내가 염려하던 것보다도

군생활에 적응 잘 하고 있는 아들

아직 휴가도 끝나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발 길을 돌린다.

수술하고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엄마

떠나가는 내가 못내 아쉬워

아픈 몸으로 터미날까지 나오셔서

차표를 쥐어주며 뒤돌아서

안보이는 곳에서 눈물 흘리셨을텐데...

몸의 병보다

많은 약을 복용해

몸이 더 견디지못하시는 시어머님

본인 돌아가신 뒤 수의 걱정하시고

중년을 지난 자식들

집에 오는 길까지 잃을까 걱정하시는데

걱정만 가득 안겨드리고

내일 훌훌 떠나간다.

내 집 정원처럼 드나들던

대공원 사잇길도 걸어보지 못하고

음악이 흐르는 호숫가도 거닐지 못하고

낙엽 쌓인 관악산도 밟아보지 못했는데

돌아서 가는길이 바쁘다.

떠나가는 길에

눈이라고펑펑 내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