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2 2005. 11. 7. 09:42

나는 자주 지하철을 이용한다.

가을 풍경을 놓칠까봐

자리가 있어도 서서 가곤하는데

땅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전철이

거리마다 넘실거리는 가을도 숨기고 달린다.

내가 해외에서 늘 그리워하던 곳

아름다운 자연 속 과천을 찾았다.

아이들이 태어나고꿈을 심던곳

20년 넘은가로수는 거목이 되어 있었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고

바람에 노란 꽃잎이 휘날리고 있었다.

소복히 쌓인 은행잎 길

노란융단 깔아놓은 듯

그림 속 풍경처럼 아름다웠다.

빨갛게 불타는 단풍잎은

커다란 은행나무 뒤에 숨어도

붉어진 얼굴을 감출 수 없었다.

고국을 떠나도

꿈 길따라 이 길을 걸어오겠지.

옷을 벗기 전

나무들은 저리도 아름다운데

나의 가을도 저리 아름다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