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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적에

하늘빛2 2005. 10. 11. 13:16

비가 오면

들 한가운데 섬처럼 떠 있던 우리 동네

1시간을 걸어야 학교에 닿았다.

제일 먼저 학교에 가야 직성이 풀리던 나

엄마는 새벽부터 일어나셔야 했다.

안개자욱이 내려앉은 이른 아침

아무도 보이지않으니 맘놓고 안개 속 달리기도 하고

곡식 푸른 물결 일렁일때는

파도를 타는 듯 나도 바람결에 흘러갔고

황금빛 햇빛에 반짝일때는

허수아비처럼 손벌리고 서 있다가

새 처럼 훨훨 날기도 했다.

하얀 세상 눈이 소복이 쌓인 날은

아무도 밟지않은 도화지에 꽃을 그리듯

발자국으로 여러가지 이쁜 모양을 남기곤 했다.

내뒤에 오는사람이 내 발자국 보고 아름답다 느낄수 있게.

수업 끝나고 모두 돌아간 자리에 남아

칠판에 아침자습 문제를 빼곡히 적어놓고

돌아오는 넓은 하늘엔

노을이 붉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어느덧 캄캄해진 들길 혼자 올때면

엄마는 손전등 길게 비추며

내 이름을 크게 부르셨다.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던 엄마 목소리

손전등 빛으로

따스하게 내게 닿았던 엄마 사랑

혼자 걷던그 길

내게 세상을 사랑하게 하고

엄마의 사랑을 알게 한

지금도 그리운
그 어린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