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2 2005. 10. 1. 21:58

10년 전

모든 것 정리하고 이 땅을 떠나던 날

미련을 남기지 않으려

버릴것 버리고 필요한건 들고가며

아이들 반지도 다 녹여

시어머님 반지 만들어 드렸었다.

이제 잠시 내 땅에 돌아오며

중요한 것들 사무실 한켠에

쌓아놓고 커튼으로 살짝 가리고 왔는데

이 곳에선 그 짐들이 없어도 불편함 없고

내가 무엇을 두고 왔는지도 생각나지 않는다.

지난 봄과 여름 죽음 앞에섰을 때

나는 이 세상에 두고 갈

아이들도 사랑하는 가족도

미련으로 남지 않았었다.

단지

그동안 행복헀음에 감사했고

좋은 사람들 만나 좋은 추억 간직하고

떠날 수 있음에죽음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었다.

이제 모두 회복되고

다시 내가 가야할 곳으로 돌아가는데

난 무슨 미련이 있어

발걸음 힘차게 내딛지 못할까

하고 싶은 말 다 못해서 일까

만나야할 사람들 아직 얼굴 마주하지 않아서 일까

오고가는 계절 다 맞이하고 또 보내고 있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 내 발을 붙잡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