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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후

하늘빛2 2005. 5. 19. 10:13



지난 여름 지우자이꼬에서 만난 호수

비 내리는 상해에서 돌아왔다

뒤로 하고 오는 발걸음도

하늘만큼 무거웠다

가끔은

가던 길을 주저할 때가 있다

아프고 힘든 줄 알기에

가고 싶지 않은 것은

약한 인간의 당연함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면

나는 그곳에 있어야 하리라

하늘은 울어도

먼지에 쌓여있던 나뭇잎들은

빗물에 세수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로 나를 반겼다

네 울음 알기에

나도 속으로 삼키며 너를 안았다

돌아오는 청주의 하늘도

빗방울로 얼룩져있었다

비 내리고 나면

하늘도 맑은 얼굴로 웃겠지

그 날이 속히 오기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