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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하늘빛2
2005. 3. 3. 10:32
창밖에 보이는 한글 간판에
순간적으로 깜짝 놀래고
뒤에서 들리는 우리말 소리에
놀래서 뒤를 돌아본다
오래 외국에 머물렀던 사람만이
이해될 수 있으리라
어제는 일어나 아침 창문을 여니
요술을 부린 것처럼
하얀 눈 덮힌 산이 놓여있고
창밖의 풍경이 한폭 동양화 같다
단지 실내온도가 너무 높아
숨쉬기조차 힘들다
12년전 초등학교 입학식 이후
처음으로 아들 대학 입학식에 참석했다
아르바이트해서 사입은 양복을 입고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엄마가 따라나서는데 싫지않은 눈치다
눈덮힌 캠퍼스가 너무 아름다웠다
타국에서 미루고 미뤄오던 병원도
들려서 피검사, 심장엑스레이, 심전도검사를 받았다
낼은 심장초음파와 운동부하 검사를 한다
가슴 답답함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병원에서 준 비상약을 혀밑에 넣었더니
온 몸에 약기운이 돌며 힘이 쫙 빠지는 것 같았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아파왔던 가슴이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
심장병이 되어 있었는가 보다
두 아이 잘 자라 대학에 모두 입학했고
나도 좋은 사람들 만나
많은 사랑 받았으니
이 세상에 미련은 없다
모든 것 놓고 돌아왔듯
언제든 마음편히 떠날 준비는 해야겠지
진정한 귀향을 준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