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세계

고향에서 돌아오는

내 가방에는 두 개의 지갑이 있듯

내 안에 이미 두 개의 세계가 있다

산 없는 나라에서

그리도 그리운 산이더니

어느 때 부터인가

창밖의 산이 답답해 보이고

막힌 것없이 넓은 하늘이 있는

이 곳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런 산과 강물

자유롭게 핀 야생화가 그립더니

정비된 푸르름과 사계의 싱그러움

칸나, 유도화, 하얀 치자꽃이

단정하게 피어있는 공항 길도 정겹다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골 풍경이 그립더니

넓은 평야 위에 가지런히 늘어선

농촌의 이쁜 2층 집들이 내 안에 들어와 있다

10년의 세월이

내 안에 두 개의세계를 겹쳐 놓았다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빚어낸 또다른 아름다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