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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하늘빛2
2004. 6. 9. 09:32
사무실을 나서는데
쟁반같은 달님이 문앞에
생글생글 웃으며 기다리고 있네요
오랜만이기도 했지만
너무 밝고 큰 얼굴을 보는 순간
심장이 멎는 듯 했어요
달님이 데이트 신청하는것 같아
택시를 잡아 탈 수가 없었어요
택시비 10원으로
꽃을 한다발 사서 가슴에 안고
천천히 얘기하며 걸었지요
빤히 쳐다보는 달님이
내 속마음까지 비춰보는거 같았어요
달님만 바라보고 걷다가
우리 집도 지나칠뻔 했다니까요
달님과 헤어지기 너무 아쉬워
뒷뜰 정원으로 나갔어요
정원 나무 의자엔 노부부 앉아계시고
달님은 아파트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았어요
집에 들어와 베란다 창문을 여니
거기서 웃고 있네요
창가 의자에 앉아
밤이 늦도록 얘기할거에요
오늘은 달님이 너무 밝아
별들이 빛을 잃었어요
2004.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