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지면...

아침엔
하늘이라도 품을 듯이
세상이라도 안을 듯이
그렇게 두 팔 벌리며 기지개를 켜는데

해가 지면
미풍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라도
기대고 싶어진다

마음 약한 사람
상처 깊은 사람
토닥거리고 어루만져주고
같이 울어주면서도

뒤돌아서
혼자가 되면
아무도 모르게
원인모를 울음을 삼킨다

2004.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