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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비 여행

하늘빛2 2004. 6. 7. 17:12

안개처럼 내리는 빗속을
기차를 타고 달렸다
4시간 반이면 이웃집 같은 거리를...

낮으막한 산들이
엄마 품 속처럼 안아주며 반기고
모내기한 논, 보리이삭들,
분홍 자운영 꽃밭이 옛 어린시절로
나를 데리고 갔다

매일 내리는 비는
그대로 논들에 담겨놓아 오리들이 헤엄치고
아직 씨방으로 맺혀지기 전
청경채꽃들이 노랗게 군데군데 피어있다

외할머니댁으로 향하던 길들과
너무도 닮아 30여년 전으로
꿈속여행을 나온것 같았다

안개비와 달리는 기차
차창밖을 바라보며 꿈속에 젖은 나는
수채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2004.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