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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을빛

하늘빛2 2004. 6. 1. 19:42

비행기에서 발을 내딛는 순간
내가 사는 곳보다 10도나 낮은
상큼한 공기가 코끝에 와닿았다

하늘은 흐릿한 회색빛이지만
노란 잔디빛부터 내 눈에 펼쳐졌다

아직 자리잡지못해 버팀목에 기대선 앙상한 나무들도
이쁜 옷들로 갈아입고 기다리고 서 있었다

노란 황금벌판과
하늘거리는 갈대들...

가을 국화가 하얗게 피어있고
감나무엔 빨간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멀리
포근히 감싸안듯 둘러서있는 산들은
수채화 물감처럼 은은하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아!
이게 가을빛이었구나

가슴 가득 맺혔던 것들이 녹아내리고
멈췄던 생명이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내가 늘 꿈에 그리던
새파란 하늘, 샛노란 은행잎, 새빨간 단풍잎의
가을빛은 아니지만...

그렇게
내마음도 수채화 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2003.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