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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가출
하늘빛2
2004. 6. 1. 19:41
마음이 울적한 날
가슴에 상채기가 나고 답답함이 엄습해올 때
나는 조용한 가출을 시도한다
아무도 모르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당당한 외출의 이유를 말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마음은 거리를 한없이 헤메인다
사고 싶은 마음도 전혀없는
화려한 백화점의 군중속으로 숨기도 하고
잔잔한 호수에 마음을 담그기도 하고
흔들리는 부드러운 바람에 마음을 띄워보내기도 한다
정말로 견디기 힘들만큼 답답함이 가득차오면
기차표를 산다
차창 밖의 소박한 농촌 풍경에
숨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다시 생긴다
그리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내가 있어야 할 그 시간에 그 장소에 ....
내가 가출했다는 걸 아무도 모르고
그렇게 나는 가끔 조용한 가출을 한다
2003.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