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사랑할 때
잠이 오지않는 깊은 밤, TV속을 뒤지다 본 영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라는 영화음악을 먼저 들었기에 눈 길이 갔다.
운명처럼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하기만 한 것 같았던 부부, 자상하고 배려깊은 비행사인 남편이 떠나고 나면 아내는 알콜중독이 되어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바라보며 공포 속에 살아야 했다. 큰 딸은 친아버지가 자기를 버렸고, 지금의 아버지도 자기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어서 얼굴이 그늘져 있었다.
남편은 아내가 흐트러놓았던 것들을 피곤한 몸으로 비행을 하고 돌아와서도 말끔하게 치워주었고, 아이들과도 좋은 아빠로 남으려고 무척 많은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가 아이를 양육하던 방식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시 자기식으로 아이의 마음을 사려했던 것이다. 남편이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자기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자녀 양육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아내는 술에 의지해서 더 망가져갔고 마침내 딸아이 앞에서 기절하기도하고 딸아이를 폭행하기도 했다. 늦게서야 아내의 중독과 아이의 상처를 발견한 남편은 화가나서 쓰레기통에 술병을 던져 깨트리는 것을 바라보는 딸아이도 동참하도록 허락한다.
알콜해독을 위해 중독자 모임에 나가면서 아내는 새 삶을 찾았고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그러나 솔직하지못한 남편의 방어적인 모습을 지적하자 남편은 받아드리지 못하다가 죄책감에 결국 별거를 하게 된다. 남편도 차츰 중독자 모임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내와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다시 가족에게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우리들의 삶에서도 보여지는 문제만 비난하고,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신의 참모습을 보지않으려했던 자신의 모습을 알게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문제를 회피하고 살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뜻밖에 좋은 영화 한 편이 내 삶을 돌아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