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카테고리

마음의 허기를 채우다

하늘빛2 2012. 8. 1. 09:32

 

 

다시 돌아온 생일

특별히 챙기려고 애쓰는 가족의 마음이 고맙다.

 

남편이 백화점에서 예쁜 옷을 사서 내밀었는데

변해버린 중년의 몸매는 그 옷을 소화할 수 없었다.

기쁘기보다 씁쓸한 선물이 되어버려 딸에게 바꿔입으라고 주고는

남편에게는 고맙다는 인사조차 못했다.

  

아들은 샴페인에 치즈케익을, 딸은 화장품 세트를 선물하고

남편이 손으로 쓴 카드에 두툼한 현금을 넣어 선물했다.

친구들이나 동생들과 같이 식사를 하든지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란다.

그리고는 분위기 좋은 일식집에서

생선회 케익과 종업원들의 축하송까지 들으며 식사를 하였다.

 

꽃다발 하나에 간단한 식사 정도로 만족한 나인데

너무 과분한 선물에 더 의아했다.

 

해외생활의 외로움에

흐르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고

허기진 마음을 채울길 없어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헤메였나보다.

 

엄마품 같은 고국으로 돌아와 가족이 함께하고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렇게도 떠나고 싶고 보고 싶었던 것들이

그리움으로 남아있지 않게 되었는지

어디 가고 싶냐고 물어도 딱히 가고싶은 곳이 없어졌다.

 

철따라 대공원이라도 찾아야했던

내 마음의 허기가

이제는 어느 정도 채워졌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