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앞만 보고 달리다가

중년이 되면 관심이 내면으로 향하고

옛시절 내 모습을 기억하는 친구를 찾기도 하고

추억의 장소에 가보기도 한다.

동문회에서 모교를 방문한다는 연락이 왔다.

빚진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어서

장학금을 조금 준비하여 학교도 방문하고

엄마도 뵈려고 시골로 달렸다.

오가는 길에 봄꽃들로 가득하려니 기대도 부풀어 있었다.

도심의 아파트며 자동차전용도로 옆에는 개나리며 진달래, 벚꽃들이 한창인데

오히려 시골로 가는 길에는 수줍게 숨어 핀 진달래 몇 그루만 보일 뿐...

학교 행시를 마치고 부소산 산행과 뱃놀이를 간다는데

난 엄마를 뵈러 시골집으로 향했다.

엄마는 반갑게 맞아주시며내게 줄 봄나물들을 다듬고 계셨다.

아직 다 자라지않은 새싹 나물들이라 다듬기도 힘든데

날 주신다고 부지런히 손질하시며

마늘밭에 마늘이 얼마나 예쁘게 자랐는지 보라고 자랑을 하신다.

난 봄꽃타령하며 속으로 실망하고 있었는데

가장 아름다운 봄꽃은

겨울 추위를 이기고 잘 자라준 봄채소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