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 23. 23:24
기본카테고리
입대를 앞둔 아들을
타국에서 바라보는 마음은 바늘방석이었다.
중국에와서 나랑 백두산도 올랐고
내가 한국에서 며칠 같이 지냈건만
아들도 은근히 엄마를 기다리는 눈치여서
비행기에올랐다.
입영 전 날
친구 집에 가져다 놓았던 물건들 챙겨오고
입영통지서 출력해서 늦은 밤에 돌아왔다.
아들은 핸폰의 전화번호를 수첩에 옮기고
난 비상약을 챙겼다.
알약은 자살 방지 때문에 가져갈 수 없어
근육통에 바를 물약과 연고, 대일 밴드
그리고 성경을 넣어주었다.
아침 일찍 어른들께 전화로인사를 드리고
드디어의정부행전철에 올랐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친구들의 전화며 메시지
친구들은 손톱깍기며 까스 활명수를 사왔다.
부대 앞에서 시계와 깔창을 사고
친구들과 마지막 점심을 먹었다.
밥 한공기 다 비우는 아들에게 한 친구가
긴장해서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했다.
5분을 걸어 올라가니 운동장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물결치고 있었다.
나와 잠깐의 포옹을 하고는
친구들과 함께 물결 속으로 사라젔다.
무거운 발걸음에 함께 해준 친구들이 고마웠다.
잠시 후
내게 건네준 아들 핸드폰이 울리더니
"엄마! 건강해야해!"
"아들아! 사랑해!"
행진곡에 맞춰 먼지를 일으키며
젊은이들의 물결이 움직이고
나도 발 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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