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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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가장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시골에서 새벽부터 일하시는 엄마를 생각하며
아침 일찍 버스에 올랐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가 가꿔놓은 꽃들이
문 앞 뜰에서 화사하게 웃으며 반겼고
자식처럼 엄마를 따르는 강아지들이 졸랑졸랑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곧장 뒷밭으로 가서 마늘을 캐기 시작했다.
비가 계속 와서 질척해진 땅 속에선
벌써 썩기 시작하는 것도 있었다.
농부의 땀만큼 충실하게밑이 든마늘을캐서
마당 가득 널어놓으니
기쁨이 가득했다.
밭엔 완두콩이며 상추, 고추, 감자, 수박...
따뜻한 햇볕이 풍성한 먹거리를
시장처럼벌려놓았다.
토마토, 가지, 호박도 이제 줄줄이 열릴 것이다.
쪼그리고 앉아 겨우 하루 이틀 일했다고
난 허리며 다리가 아파서 끙끙거리는데
83세 노모는 파스를 덕지덕지 부치고도
또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손길을 멈추지 않으신다.
엄마가 계신 곳
엄마 같은 풍성함이 있는 시골
고향에서 돌아오는 길엔
손 가득 마음 가득
사랑의 열매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