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2. 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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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절
하얀 눈 내린 크리스마스 이브
깔깔대며 웃음과 기쁨으로 밤을 꼬박 새우고
따뜻한 떡국 한 그릇 비우고
집집마다 캐롤송을 불렀었지요.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따라
손을 호호 불며 발을 동동 구르며
동네 한바퀴 돌고나면
과자와 과일들로 빈자루가 가득 차고
환해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지친줄도 모르고 돌아왔었는데...
중국에서의 10년
조용하고 거룩한 성탄을 맞이하며
더 큰 기쁨과 더 깊은 의미를 찾았습니다.
어두운 밤 길 답답함에 집을 나서면
구름 속에서 얼굴을 살짝 내미는 달님과 함께
내 손을 잡아주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깊은 외로움에 홀로 탄 기차에서
살며시 다가와 내 곁에 계신 당신을 만났습니다.
지치고 힘들어 고개들지 못하고있을 때
내 어깨에 손을 얹으시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회색빛 도시 비내리는 거리를
우산 하나 들고 나선 길에
먼지 씻어내린 파란 잎 속에서 말씀하시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눈물 보일까봐 뒤돌아서 울고 있는 나를
울음 그칠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시는 당신을 만났습니다.
아파서 죽을 것 같은 그 시간에도
내 침상 곁에서바라보고 계신 당신을 만났습니다.
오늘도
당신은 내게로 오십니다.
사랑으로 기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