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하늘 아래서 날마다 하늘을 보며 살면서도 늘 하늘을 그리워하는 나는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마음을 실어 날아가고 싶었습니다 산기슭 눈 녹이러 갈거나 얼어붙은 호수 속에 두고 온 마음 찾으러 갈거나 망설이다 망설이다 따스한 햇빛에 녹아 나무를 타고 흐르든 하늘로 올라 빗물되어 강물이든 바다든 흘러가든 메마른 땅같은 가슴 속으로 적시어 가든 그대로 두기로 하고 나는 하늘을 날아 여름의 나라로 긴여행 다녀왔습니다 맑은 하늘 그립던 바다를 만났습니다 하늘 위에 하늘엔 구름 융단을 깔았고 하늘 호수엔 맑은 햇살을 머금은 하얀 구름만이 동동 떠다녔습니다 나도 하늘에서 한 마리 새가 되었습니다 2004.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