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8. 09:26
기본카테고리
죽음을 선고 받고도 스스로 죽음을 만나려는 사형수가 있다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사형수 장진은 날카로운 송곳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을 시도한다. 죽음을 앞당기려는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목소리만 잃은 채 다시 교도소로 돌아온다. 돌아온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그를 사랑하는 어린 죄수. 하지만 장진에게 이 생에 남아있는 미련은 아무것도 없다.
모자를 것 없어 보이는 삶 안에서 갈 곳을 잃어버린 여자가 있다
부족함 없어 보이는 연의 삶은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우연히 TV에서 사형수 장진의 뉴스를 본 연은 그에게 묘한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로 향한다. 자신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죽음의 순간을 장진에게 털어놓으며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들이 쉬는 들숨과 날숨은 각자의 삶을 어디로 데려갈까…
연은 장진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사계절을 선물하기로 마음 먹는다. 죽음 외에는 가진 것이 없던 장진에게 삶의 온기를 다시 불어 넣어주는 연. 계속되는 만남을 통해 둘은 단순한 욕망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되지만 연의 남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채고 이들의 사랑을 막기 시작한다.
김기덕 감독은 숨 막힐듯한 삶의 탈출구를 사형수에게 사계를 선물하는데서 찾는다.
계절에 맞게 그림을 준비하여 교도소 칙칙한 면회 공간을 밝게 만들고 꽃과 음악, 춤으로 아름다운 옛날을 회상하게 만든다. 그리고 죽음만 생각하는 사형수에게 웃음을 찾아준다. 겨울을 선물한 마지막 장면에서는 남편과의 화해, 용서, 가족의 행복을 되찾는 장면으로 끝난다.
대만배우 장첸의 대화 없는 눈빛 연기가 압도적이었으며, 말이 많지않아도 많은 것을 담는 감독의 역량이 전세계에 팔릴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암울한 현실, 종교, 구원, 따뜻한 인간미가 이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육아일기를 시작하다 (0) | 2016.07.21 |
---|---|
가을의 끝자락에 서서 (2) | 2013.11.22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 김기덕 영화 (0) | 2012.09.11 |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입 - 영화 (1) | 2012.08.26 |
택시 드리이버 - 영화 (0) | 2012.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