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비가 지루하게 내리는 날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추억에 젖을 수 있는 영화라는 말에

퇴근 길을 달려 목동 메가박스에서 서둘러 표를 사고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들고는 바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질풍노도 같은 사춘기의 여고생들

시골 여학생이 서울 전학와서 적응하는 이야기도 코믹하게 그렸고

문제학생처럼 보이던 아이들이 25년후

죽음을 앞둔 친구를 계기로 그리움을 찾아가는 이야기 였다.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소녀는 사창가에 있었고

뚱뚱하고 성형에 관심 많던 소녀는 돈 많은 이혼녀로

문학을 좋아하던 소녀는 가난하고 평범한 전업주부로 시어머님 모시며 살고 있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소녀는 짝사랑하던오빠를 그렸던 그림을

25년이 지난후에야 흥신소의 도움으로 추억을 찾아

아득한 기억을 전달해주었다.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나머지 친구가 다시 모였고

유산을 친구들의 꿈을 이루는 일에 쓰고 유언으로

써니를 옛날처럼 흥겹게 춤추며 불러달라고 했다.

써니를 보며 우리도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때 그 시절의 친구들이 보고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