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그리운 것들이 많아서이다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정답고 포근한 산과
상큼하게 코끝에 닿던 향기실은 바람
길에서 버스에서 처음 만나도
금방 친해지는 정이 넘치는 사람들...
내가 늘 하늘만 보고싶은 것은
아름다운 것들만 보고싶어서이다
침침하고 축축하게 습기가 흐르는 복도
헝클어진 머리와 몸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
거리마다 바람에 날리는 쓰레기
회색빛 도시에서 큰 소리로 다투는 사람들...
그래도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한다
가래침 가득한 길가에서 만두를 맛있게 먹고
화장기 없는 순박한 아줌마들과 같이 웃고
쓰레기 냄새 가득한 곳에서 꽃을 사고
나도 같이 큰소리로 싸우며 물건을 산다
나는 언제나
이 땅에 있는 것들이 아름답게 보일까..
내가 하늘을 바라보지않아도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만 있다면...
2003. 10. 2 |